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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김치볶음밥 레시피 를 가장한 [리신 오므라이스] (feat. LOL)

by 고니마스터 2020. 6. 1.

요즘 남편이랑 LoL 2020 미드 시즌 컵(MSC) 보면서

롤알못에서 차근차근 배워나가고 있다.

아직 플레이해 본 적은 없지만 경기를 같이 보는 것만으로도

꿀잼이라는 걸 배우고 있는데 롤 유투버랑 스트리머도

한명한명 찾아보며 맛을 들이고 있다.

 

출처: 나무위키_리 신 페이지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관심이 생기자 마자
플레이보다도 여기저기 위키페이지와 디시갤을 찾아보며

롤 챔피언과 상성, 스토리부터 공부하던 중

유독 밈과 짤에 자주 등장하고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인기가 많은

롤 챔피언 리신에 관심이 생겼다.

 

마침 남편이 김치볶음밥을 먹고 싶다고 하니

퇴근 전까지 얼른 내 일 끝내 놓고

서프라이즈 선물을 해주기로 했다.

 

무조건 맛있는 김치볶음밥, 오므라이스 만드는 법 레시피

함께 슬쩍 투척해 본다.

 

평범한 오므라이스나 김치볶음밥을

만들 마음이 아니었으니

리신 얼굴을 잡아줄 김과 가위 준비!

한땀한땀 정성스럽게 잘라 리신을 빚어줄 예정이다.

 

출처: 에펨코리아

금손 아닌 똥손으로서 리신 정면 얼굴을 폰에 띄워놓고

가위로 조금씩 김을 잘라가면서 기본 틀을 잡기로 했다.

 

대~충 김으로 틀만 잡아 준 모습.

얼굴에서 끝내려고 했다가 내친 김에 목걸이(?)까지 만들어줬다.

남편 퇴근 직전에 딱 오므라이스 위에 올려서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줘야 하고

이런 데코 음식 처음 해보는 거라서

미리 김 잘라서 키친타올 위에 모양을 잡아 놨다.

우리 고니가 뛰어 올라와서 난장 피울까봐 노심초사 했음.

 

 

리신 얼굴의 핵심은 빨간 안대에 대머리라는 건데

그냥 안대만 둘둘 감아둔 게 아니라 가운데

장식도 박혀 있길래 고것까지 고퀄리티로 재현해 줄 셈이다.

뭘로 구현해 주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냉동실을 뒤져서 이거면 되겠다 싶은 것들 발견했다.

원래 냉동야채를 쟁여놓고 사는데

완두콩을 쓰려 했건만 그 패키지는 다 써버려서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블렌드에서 그린빈을 쓰기로 했다.

냉동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블렌드는 길쭉한 그린빈, 골드빈, 미니당근

들어 있는 구성인데 스테이크 가니쉬나 파스타 만들 때 굉장히 유용함.

 

빨간 안대 정중앙에 박힌 초승달 모양의 장식은

냉동 두절새우로 하면 딱 좋겠다.

처음에는 다리가 붙어 있는 상태로 그냥 올리려 했는데

허접해도 고퀄리티를 추구하는 이상

다리 예쁘게 손질해 떼낸 다음 쓰기로 했다.

 

대강 이렇게 만들어줘야겠다 장식까지

초안을 다 잡은 모습.

가위로 김을 자르는게 은근 집중력을 요하는 일인데다

손에 기름기나 땀이 묻으면 들러붙고 안 잘리기 일쑤라

나름 눈알 빠지게 손질해서 올려준거다.

 

이제 리신 전용 스킨 오므라이스 페이스는 다 됐으니

속을 채울 김치볶음밥 하러 고고우.

*실패할 일 없는 무조건 성공 김치볶음밥 레시피

- 준비물:

김치 (신김치면 더 좋고)

리챔 반 통 (고기나 참치로 대체 가능함. 걍 안 넣어도 됨.)

설탕 1 아빠숟가락으로 살살

파 조심스럽게 한 주먹

참치액 2초 쪼르륵 (안 넣어도 됨. 미원이나 다시다, 감치미 한 꼬집 넣어도 됨.)

밥 (적게 담은 두 공기 기준)

 

끝임.

괜히 당근이며 양파며 많이 넣는 것보다

이렇게 자취시절부터 해먹어 왔는데 편하고 맛나다.

지금껏 맛없다고 한 사람 하나도 없고

제발 더 해달라고 외국인친구가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진 적 있음.

 

김치볶음밥의 관건은 재료가 아니라 조리법임!!

그래도 일반 볶음밥이 아닌 김치랑 같이 볶을 거면 설탕은 꼭 있어야 한다.

 

1. 재료 대충 다 깍뚝 썰어 놓기. (김치는 도마 물들까봐 안 썰고 가위로 자름.)

2. 오므라이스를 위해 계란 풀어서 알끈 체에 걸러 주기.

 

평소같으면 그냥 알끈 있는 채로 부쳤겠지만

오늘은 리신의 조금이라도 매끈한 피부 표현을 위해 특별히 신경 써서 걸러 줬다.

 

먼저 웍 또는 궁중팬 또는 후라이팬에 파기름을 달달 내준다.

파기름을 낼 때는 초록색 부분보다 하얀 부분을 써야 향이 그윽하다.

기름도 소극적으로 두르지 말고 조금은 넉넉하게 부어야

풍미 좋은 파기름이 완성되고 밥알에 코팅도 잘 돼 질척이지 않는다.

냉동 대파 굳이 해동할 필요 없이 바로 투척해도 됨.

이 때 불은 중불로 유지해 줄 것.

참치를 넣으려면 기름기 쫙 뺀 다음 넣는게 질척이지 않고

고슬고슬 맛난 김치볶음밥 만드는 꿀팁이고

이 날은 남편의 리퀘스트를 수락해 동원 리챔을 넣기로 했다.

우리집에서 떨어지면 난리나는 식재료 중 하나.

2인 가구는 200g짜리 하나 사 두면 둘이 한끼 먹기 딱 좋다.

리챔을 통에서 꺼내 손톱 반 만하게 깍뚝썰기 해 주고

남은 반통은 얇게 슬라이스해 구워주기로 했다.

빼내고 통에 남은 생햄 낼름 핥아먹는거 별미

3. 파기름 내고 리챔 깍뚝썰기 한 것을 넣어 같이 볶아준다.

 

이 때도 불은 무조건 중불.

오래 볶을 필요 하나도 없고 뒤적이면서 딱 1~2분 볶아주면 충분하다.

4. 김치를 고기, 햄과 비슷한 크기로 썰어 넣어준다.

5. 설탕을 뭉치지 않게 김치 위로 솔솔 뿌려준다.

 

도마에 썰면 김치 국물이 배어서 귀찮다면

집게로 집어서 가위로 살살 잘라주는 것도 좋은 방법.

코팅 팬 위에서 가위 세로로 세워 잘라대면

그 순간 법정 가는거다.

집에 후라이팬이나 궁중팬, 코팅팬이 유독 빨리 까진다면

집안 누군가가 가위질을 해대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볼 것.

김치 자른 뒤 볶기 전에 설탕을 뿌려줘야 신맛도 잡히고

감칠맛 솔솔 도는 볶음밥이 된다.

6. 냉동해 놨던 밥 2인분을 전자레인지에 해동한 다음 투하해서 꾹꾹 누르지 말고 같이 볶아준다.

7. 이 때 참치액이나 MSG조금 넣어주면 되고 없으면 생략 가능.

 

이 때도 숟가락으로 팬이 뚫어져라 박박 긁으며 볶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도 법정 가는거다.

꾹꾹 누르거나 긁어가면서 볶으면 재료끼리 잘 섞이지도 않고

오히려 눌어붙어서 질척이는 볶음밥이 된다.

숟가락 스킬에 자신이 없다면 젓가락을 쓰는 것도 방법임.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있지만

불 앞에서 카메라 들고 있으니 무서워서 흔들림.

6. 중-강불을 타지 않게 조절해 가면서 볶아준다.

 

볶음밥을 할 때는 나에겐 약불이란 없다는 생각으로

센불에서 끊임없이 휘저으며 볶아줘야 고슬고슬해진다.

이대로 먹어도 핵꿀맛 볶음밥 보장이지만

오늘은 리신 오므라이스가 주인공이니 다음 스텝이 남았다.

계란 지단을 올렸을 때

울퉁불퉁 궁 몇대 맞고 너덜너덜해진 리신을 만들고 싶지 않으니

얼굴 모양으로 대강 옆을 두드려 각을 잡아주고

윗면은 신경 써서 평평해지도록 톡톡 두드려 펴 준다.

Tip.

원래 오므라이스 만들 땐 밥그릇에 볶음밥을 담았다가

계란 지단을 미리 펴 놓은

넓은 그릇에 맞대인 다음 엎어주면 고봉처럼 예쁘게 담긴다.

그 상태에서 반으로 착 접어주면 예쁜 오므라이스 완성이지만

오늘은 뭐다?

리신 오므라이스다.

이러면 대략 망한 거다.

김치볶음밥 볶던 가닥이 남아서 불을 안 줄이고

바로 중불에 후라이팬을 올려 계란물을 부어버렸다.

계란 지단이나 오믈렛을 부칠 때는 꼭 매우약불로 줄일 것.

왜 망했냐면 벌써 아랫 부분에 기포가 뽕뽕 생긴게 보인다.

하지만 난 포기를 모르는 여자.

볶음밥을 담은 그릇 위에 계란 지단을 덮고 나니

반쯤 망했다는 생각이 또 솔솔 고개를 든다.

사춘기에 여드름으로 꽤나 고생 했던 리신이 될 것 같은 느낌.

여기저기 구멍 뽕뽕 뚫리고 색도 균일하지 않지만

계란 지단 다시 부치기는 귀찮으니 강행한다!

미리 잘라두었던 김을 한땀한땀 올려준다.

한 가닥 올리고 바로 키친타올에 손 닦는 것을 반복하며

계란 지단 위 기름기에 김이 착 달라 붙어 고정될 수 있도록

살살 눌러가면서 진행해 주었다.

 

목걸이는 집에 있는 그릇 중 저게 제일 넓은 건데도

올릴 자리가 없길래 두께도 조정하고 두 줄만 올리기로 했다 크흑.

아직까지는 진짜 밋밋하고 허전해 볼품없는 리신 오므라이스.

빨간 안대를 표현해 주기 위해서 뭐가 좋을까 했는데

역시 오므라이스 하면 케찹이고 색을 내기에도 이거 밖에 없겠다.

바로 쭉쭉 짜는 게 아니라 작은 그릇에 케챱을 넉넉히 짠 다음

티스푼으로 살살 펴 올려 주기로 한다.

테두리 해치지 않게 케챱 바르는게 제일 어려웠다.

표면의 기름기 때문에 고르게 안 발릴 뿐 아니라

옆면은 굴곡져서 주르륵 흘러내리려고까지 함.

혼신의 정신집중을 발휘해서 티스푼으로 아주 정성껏

최대한 균일해 보이도록 케챱을 올려주었다.

조심 한다고 했는데도 김이 비뚤어진 부분이 많아

끝이 날렵한 나무젓가락으로 조금씩 위치 수정해 줬다.

머리와 목걸이, 빨간 안대까지 표현해 줬으니

가운데 장식을 올려줄 차례.

그린빈에서 작게 잘라낸 알갱이를 최대한 동글동글하게

가위로 손질해 준 다음 두절새우랑 같이 올려줬다.

케챱 바를 때 까지만 해도

"아 때려칠까 나 지금 뭐하는 거지"

했는데

이렇게 완성해 놓고 보니 롤알못인 내가 봐도 꽤 그럴싸하다.

얼굴 여기저기에 빵 부스러기가 붙은 것 같은 모양새가 됐지만

어찌저찌 완성은 된 리신 오므라이스!

묶은 포니테일 머리카락이 은근 고정이 안 되길래

물을 살짝 묻혀서 붙여 주었다.

해놓고 보니 뿌듯하구만.

이리저리 조심스럽게 돌려 가면서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케챱은 흘러내리지 않고

잘 붙어 있는지 체크했는데 이상 무, 완성이다.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하는 두절새우와 그린빈 장식.

디테일에 집착하는 내 성격 아주 칭찬해.

멀찍이서 보면 제법 그럴싸 하다.

빨리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 이 광기의 현장을

봐 줬으면 하는 마음에 콩닥콩닥 했다.

 

멀리서 보아야 예쁘다. 리신 오므라이스도 그렇다.

퇴근하고 온 남편에게 콩국수랑 같이 차려 줬더니

웬만해선 크게 안 웃는 사람이 "꺄하하"하고 좋아했다.

단톡방에 올리면서까지 자랑하고 먹기 아깝다고 하는 걸 보니

해주길 잘 했지 싶다.

원래 남편 닮은 탐켄치를 만들어 줄 생각이었으나

색 표현이 힘들 것 같아 고건 다음에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리신 오므라이스는 둘이 숟가락으로 푹팍푹팍 맛나게 퍼먹었다!

 

이상 실패 없는 김치볶음밥 만들기&오므라이스 쉽게 만들기 꿀팁이었다.

(리신 오므라이스는 거들 뿐)